Friday, March 6, 2020

박근혜 후보님, 어디서 '출장마사지걸' 고를 수 있죠?

싱가포르에서 발마사지를 받았다. 동남아시아가 마사지로 유명하기도 하고, 이 곳 싱가포르에 워낙 발마사지 업소가 많아 무엇 하는 곳인가 하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그 동안은 별다른 계기가 없어 미뤄오다, 이번에 박근혜 후보의 마사지 발언을 듣고 실행에 옮겼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박근혜 후보의 말대로 '미운 마사지걸'을 골라서 제대로된 서비스 받는 걸 체험해 보고 싶었다.

싱가포르에는 발마사지 업소가 흔하다. 한국에 안마시술소가 흔한 만큼 흔하다. 대표적인 발마사지 체인점이 '청주출장안마(Wan)과 '청주출장오피(Ken)' 두 군데인데, '청주여관바리'은 발마사지와 등마사지 두 가지만 취급하고, '청주출장오피'는 전신마사지까지 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 외에도 어지간한 쇼핑몰에는 한 군데 이상의 발마사지 업소가 들어 서 있다. 쇼핑몰에서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이들이 짧은 시간에 쉽게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이라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특히 차이나타운이나 시내에 있는 태국 대사관 주위에 가면 수십 개의 발마사지 업소가 모여 있기도 하다. 여행에 지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평일에도 자리가 차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발마사지는 대략 40분에 걸쳐 이루어진다. 먼저 따뜻한 물로 발을 간단히 씻고, 수건으로 닦는다. 복장은 입고 있던 옷 그대로 하는 경우도 있고, 좀 고급스러운 곳에서는 가운으로 갈아 입는 경우도 있다. 무릎까지만 드러나면 되기 때문에 긴 청바지만 아니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선 뒤로 충분히 젖혀지는 의자에 반쯤 누우면 마사지 받을 준비는 끝이 난다.
이때부터는 마사지사가 주로 엄지 손가락을 이용해서 발바닥을 위주로 발등과 발목을 문지른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 마사지용 로션을 사용한다. 30분 정도는 발만 마사지 하다가 나머지 10분 정도는 종아리까지 마사지가 이루어진다.

마사지를 하는 동안 손님은 마사지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신문을 보기도 한다. 40분 동안 잠을 청하기도 한다. 부부나 연인끼리 와서 나란히 누워 마사지를 받는 경우도 자주 있다. 마사지가 끝나면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걸로 마무리를 한다. 이렇게 발마사지를 받는데 한국 돈으로 2만원 정도 한다.

여기서 질문 몇 가지. 과연 2만원이나 주고 마사지를 받을 만 한가?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마사지를 하는 동안 발바닥 곳곳의 뭉친 근육들이 풀리는 걸 느낄 수 있으며, 40분 정도 누워 있다 나오면 피로감도 훨씬 덜하다.

두번째 질문. 마사지라고 하면 좀 음침하고 퇴폐적일 것 같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손님들 대여섯 명이 의자를 나란히 하고 누워서 마사지를 받는다. 대부분의 업소가 바깥에서도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발소나 미장원에서 나란히 앉아 머리를 깎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한국의 퇴폐 안마시술소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지막 질문. 박근혜 후보가 알려주는 지혜처럼 '마사지걸'을 직접 고를 수도 있는가? 답을 말하기에 앞서 발마사지 업소에서 '마사지걸' 찾기가 힘들었다는 걸 말하고 싶다. 발마사지는 엄지 손가락의 힘을 이용하여 발 구석구석을 눌러줘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손힘이 없으면 어렵다. 내가 만난 마사지사들은 전신마사지 보다 발마사지가 더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발마사지는 남자가 한다.

실제로 방문한 업소 대부분에서 손님은 남자가 70%, 여자가 30% 정도 되었지만, 마사지사는 90% 이상이 남자였다. 마사지걸을 만난 곳은 물어 물어 찾아 간 차이나타운에서였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 업소에서는 남자의 손길을 꺼려 하는 여자 관광객들을 위해 여자 마사지사를 고용하고 있었는데, 남자 손님에게도 마사지를 해 준다고 했다. 하지만 여섯 명의 여자 손님들 사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눕기가 여간 민망한 게 아니었다.

보통의 발마사지 업소에서는 그냥 순번에 맞게 의자에 눕고, 여러 마사지사 중 시간이 되는 마사지사가 마사지를 해 준다. 남자든 여자든 굳이 특정 마사지사에게 자기 발을 맡기려면 미리 예약을 해서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인근 가게에서 오는 단골들이나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마사지걸을 고를 수 있는 발마사지 업소는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박근혜 후보가 '태국 같은 곳'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해서 일부러 태국 대사관 옆에 있는 태국식 발마사지 업소에 가서 물어 봐도 발마사지 받으러 와서 마사지걸을 고른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단다.

박근혜 후보에게 묻고 싶다. 마사지걸을 고를 수 있는 발마사지 업소가 어디에 있는지. 음란하고 퇴폐적이고 민망한 업소 말고, 발마사지만을 목적으로 하는 업소에서 '미운' 마사지걸 골라서 제대로 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그런 곳을 알려 주면 잠시 짬을 내서 한번 가 볼 용의가 있다. 그 곳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하나라면 싱가포르에서 가는 데 그리 어렵지 않다.

성매매 업소가 아니라 발마사지 업소라고 한 박형준 대변인은 그의 해명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이 아니라면 그곳이 어디인지 꼭 알려주시라. 아니 애초에 마사지 업소에 가서 '미운 여자' 고르는 것이 인생의 지혜라고 알려 준 박근혜 후보든, 그런 곳을 아는 <오마이뉴스> 독자든, 누구라도 상관없으니 알려 주시라. 꼭 한 번 가서 체험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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